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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AKI 27''

-최순민 2020년 작가노트-

섬 이었다.

27년은……

세상에 길들여지고 싶지 않아서 다들 몰려가는 줄에는 서지 않았다.

고독한 길이었으나 ‘메기효과’가 가끔 찾아와 지루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섬은 안전한 보물창고였고 그림과 함께라서 외로움도 즐거웠다.

내게 있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영화’빌리 엘리어트의 대사처럼……

“그냥 기분이 좋아요. 긴장이 되기도 하지만 일단 추기 시작하면 모든걸 잊어버려요.”

(작업에 대하여)

1995년, 동판화를 할 때는 작업공간이 협소했기 때문에 동판을 10x10cm 크기로 잘라 부식 시킨 후 각각의 잉킹한 판화를 연결하는 작업을 했다. 

협소하고 불편한 작업 환경 때문에 나온 작업 방식이 자연스레 나의 작업 스타일로 발전했고 작업 중에 행했던 수없이 많은 시도들은 축적이 돼서 나의 자산이 되었다. 

동판화를 하면서 얻은 경험과 판화도구인 스키지, 니들, 면천은 지금도 붓 대신 작업에 즐겨 사용하는 도구인데 자유로운 작업의 발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2004년, 그래피티아트(낙서) 작가인 스페인의 안토니오 타피에 작품을 처음 보고 가슴이 뛰었다. 건축재료의 거친 질감이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날의 체험은 그림 재료에 대한 고정 관념을 흔들었고 재료를 폭넓게 사용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그림을 그릴 때면 두 손에 사탕을 움켜 쥔 어린아이 같은 행복감에 젖곤 한다.

*Meraki

-한 사람의 모든 것을 무언가에 온 마음을 다해, 창의력과 사랑을 쏟아 붓다- 그리스어

2020: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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