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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in a bottle

''Time in a bottle''
(2019년 최순민의 작가노트)

인생의 여정 가운데 삶의 모든 수고가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제가 한없이 낮아졌을 때 마음의 창을 통해 보였습니다.  가족을 위해 오늘도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일을 하고 지하철의 손잡이를 간신히 잡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그리고 잠을 설친 듯 헝클어진 머리, 피곤한 모습으로 젖먹이 아이를 등에 업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보았습니다. 하루의 소소한 행복들이 제겐 근사한 풍경처럼 보입니다. 1995년 부터 동판화를 몇년간 했었는데 당시엔 작업공간이 협소해서 동판을 10x10cm 크기로 잘라 부식 시킨 후 이미지를 연결하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불편했던 작업 환경에서 했던 작업이 지금의 그림 스타일이 될 줄 그때는 몰랐습니다. 작업 과정 중에 수없이 행했던 시도들은 축적이 되서 자산이 되었습니다. 동판화 도구인 스퀴지, 니들, 면천, 망사들은 지금도 붓 대신으로 작업에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피티아트(낙서)작가인 스페인의 안토니오타피에 작품을 2005년에 보고 약간 혼란스러웠습니다. 건축재료의 거친 질감이 매력적으로 보여서 그림 재료에 대한 고정 관념이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재료를 폭 넓게 사용하게 된 계기가 되어 돌 가루를 밑 작업에 사용하고 있으며 창문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보여줄 재료를 오래도록 찾다가 레진을 만났습니다. 미숙했지만 하나 하나 찾아 다니며 발견한 재료나 만났던 선한 사람들 역시 제게 큰 선물 입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집을 완성하다 보면 저는 두 손에 사탕을 움켜 쥔 6살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행복감에 젖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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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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